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정부가 내놓은 세제 개편안에 담긴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개편안과 '주가 누르기 방지법안'을 전면 재검토하라고 7일 전격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참모들과의 상황 점검 회의에서 ISA 개편 방안과 주가 누르기 방지법안을 둘러싼 투자자들의 반발 등에 대한 내용을 보고받았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ISA 개편안에 대해 “정확하게 준비도 하지 않고 왜 그렇게 한 것이냐”라고 질타하면서 “전면 재검토를 하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주가 누르기 방지법도 함께 언급하며 “왜 본래의 개편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제도를 그렇게 설계한 것이냐”고 꼬집으며 “이것도 다시 들여다보라”고 주문했다.
정부는 지난 3일 발표한 세제 개편안에서 투자 대상을 국내로 한정한 생산적 금융 ISA를 신설하고, 기존 ISA 제도의 한도 이월 제도를 폐지하는 한편 계약 기간도 축소하기로 하면서 청년층과 해외 증시에 투자하는 이른바 ‘서학개미’ 등 투자자들 사이에서 거센 반발이 터져 나오고 있다.
상속·증여세를 줄이려 주가를 일부러 낮추는 이른바 ‘주가 누르기’가 적발되면 주식 가치를 최소 30% 높여 세금을 매기는 주가 누르기 방지법안을 둘러싸고도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정부안은 주가 누르기 기업 추정 요건으로 최근 13개 반기 중 12개 반기 동안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코스피 업종별 하위 25% 또는 코스닥 하위 10%에 해당하는 경우 등을 규정했는데, 기업들이 일부 기간에만 PBR 순위를 관리하는 편법을 쓸 여지가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여당 내에서도 공개적으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소영 의원은 세제 개편안 발표 직후 “이 법안의 최초 고안자로서 당혹감을 감추기 어렵다”며 “정부안은 주가 누르기 방지법의 아이디어 자체를 무색하게 만드는 방향”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재명 정부는 세 차례의 상법개정을 통해 자본시장 개혁을 시작한 정부인데, 오늘 공개된 정부안은 개혁 의지의 후퇴로 오해받을 우려가 커 보인다”고 밝혔다. 이훈기 의원도 정부안이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에 역부족이라며 전면 재검토를 촉구한 바 있다.
한편 '만능 재테크 통장'으로 불리는 ISA가 대대적으로 개편되면서 투자자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정부는 내년 초 출시를 목표로 국내 자본시장으로 자금을 유도하기 위한 '생산적금융 ISA'를 준비 중이다.
가입 대상은 19세 이상 거주자 또는 15세 이상 근로자이며, 34세 이하이면서 총급여 7500만원 이하인 청년은 '청년형 ISA'에 가입할 수 있다.
계좌에서 발생한 이자·배당소득은 전액 비과세되고, 납입 한도는 연간 2000만원·총 2억원, 의무 가입기간은 3년으로 3년 단위 연장을 통해 최장 10년까지 운용할 수 있다.
생산적금융 ISA 출시와 함께 기존 ISA의 혜택은 일부 축소된다. 의무가입기간 3년만 지나면 사실상 무기한 연장이 가능했던 계약기간이 앞으로는 최대 5년으로 제한되고, 연간 납입한도 이월 혜택도 폐지된다.
전문가들은 두 계좌의 중복가입이 가능한 만큼 투자 대상과 세제 혜택 구조에 맞춰 역할을 나눠 운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기존 ISA는 해외 상장지수펀드(ETF) 등 폭넓은 자산에, 생산적금융 ISA는 국내 상장주식·주식형 펀드·국민성장펀드·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등에만 투자할 수 있어 투자 성향에 따른 구분 활용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ISA 개편안·주가 누르기 방지법안 전면 재검토 지시로 세제개편안의 국회 논의 과정에서 수정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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